질병으로 불렸던 존재들의 삶을 기록하기 위해, 프리즘타임스가 창간합니다
1990년 5월 17일, 세계보건기구(WHO)는 동성애를 국제 질병 분류에서 삭제했다. 질병으로 기록되었던 우리의 존재는 그날 처음으로 공식적으로 질병이 아니라는 선언을 받았다. 36년이 지난 오늘, 우리는 그 날을 기억하며 창간한다.
어떤 한 존재가 질병으로 분류된다는 것은 단순한 낙인이 아니다. 존재 자체가 고쳐야 할 것으로 기록된다는 뜻이다. 치료의 대상으로, 연구의 대상으로, 혹은 침묵의 대상으로. 퀴어의 삶은 오랫동안 그렇게 다뤄졌다. 아니, 다뤄지지 않았다. 흑과 백의 세계에서 우리의 분투는 임팩트 없이 흩어지고, 축소되었으며 납작하게 치부되었다.
질병이 아니라고, 겨우 존재를 허락 받은 이들에게도 삶은 있다. 매일 출근하고, 사랑하고, 싸우고, 웃고, 지치는 삶. 지난하지만 풍부하고, 다채로운 삶.
퀴어퍼레이드에서의 함성도, 법원 앞에서의 기다림도, 직장에서 정체성을 숨기는 긴장도 모두 기록될 가치가 있는 삶의 일부다. 우리는 그 삶들이 SNS 파편으로 흩어지고, 쌓이지 않고, 잊히는 것을 더 이상 그냥 두지 않기로 했다.
프리즘타임스는 오늘 창간한다. 혐오에 반대하는 날, 기록을 시작한다. 질병으로 불렸던 존재들의 삶이 지워지지 않도록. 각자의 자리에서 살아가는 퀴어의 목소리가 축적되어 역사가 되도록.
프리즘타임스의 궁극적인 목표는, 프리즘타임스의 소멸이다. 퀴어가 특별히 다뤄지지 않아도 되는 날, 모든 목소리가 평범하게 기록되는 날이 오면 우리의 역할을 다한 것이다. 그 날을 향해, 오늘 첫 페이지를 펼친다.
프리즘타임스는 오늘부터 기록한다.
